"오늘따라 수영장 물이 왜 이렇게 미지근하지?"
"물이 시원하지 않아서 그런가, 평소보다 훨씬 빨리 지치네…"
오늘 수영을 마치고 나오면서 다른 회원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다. 날씨가 더워지다 보니 수영장
수온도 평소보다 약간 높게 느껴졌고, 다들 한결같이 "물이 따뜻해서 오늘따라 수영하기가 배로 힘들
다"고 아우성이었다.
과연 기분 탓일까? 아니면 정말로 물 온도가 높으면 수영하기가 힘들어지는 걸까?
궁금해서 AI로 검색 해봤더니 물 온도가 높으면 수영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은 단지 기분 탓은 아니고, 이론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것이었다.
몸의 '열 방출'을 방해하는 따뜻한 물
수영은 전신을 사용하는 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다. 수영을 하는 동안 우리 몸은 끊임없이 많은 열을 만들어낸다. 보통 대기 중에서 운동할 때는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낮춰주지만, 물속에서는 '열전도'를 통해 체온을 조절하는데 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약25배나 높아서 적정한 수온에서는 몸에서 발생한 열이 물로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수영장 물이 따뜻하면 열 방출 과정이 억제된다. 발생한 몸의 열이 몸속에 그대로 남아있으면서 우리 몸은 '열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말하자면 여름에 땀복을 입고 달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냉각 시스템의 마비 (땀의 증발 불가)
"물속에서도 땀이 날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영을 할 때도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흘린다. 수영인들이라면 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쉬지 않고 레인을 돌다보면 얼굴이 화끈거리며 열이 나지만 땀은 나지않는다. 이는 물속이라는 환경의 특성상 땀이 피부 표면에서 공기 중으로 증발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뇌는 땀을 흘리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지만, 따뜻한 물이 피부를 둘러 싸고있어 체온을 낮추는 자체 체온 조절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결국 체온은 계속 올라가고 피로감이 쌓여가게 된다.
심장의 과부하와 심박수 급상승
체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우리 몸은 체열을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피부 근처의 혈관을 최대한 확장
시킨다. 이로 인해 피가 피부 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때 심장은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된다. 운동 중인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혈류와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로 보내야 하는 혈류를 동시에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심장은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펌프질을 해야 하고, 이 때문에 평소와 같은 거리와 속도로 수영을 하더라도 심박수는 더 빠르게 올라가게 된다. 평소보다 숨이 차고 쉽게 지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다.
부력의 미세한 변화 (물 밀도 감소)
열역학적으로 온도가 높은 물은 온도가 낮은 물에 비해 밀도가 미세하게 낮아진다. 물의 밀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몸을 떠받쳐주는 부력이 아주 살짝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사람이 피부로 명확하게 체감하기는 어려운 정도이지만, 이론적으로는 물에서 몸을 띄우고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미세하게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더운 날, 스마트하게 수영하는 팁!
수영장 물 온도를 우리가 직접 조절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인을 알았으니 대처할 방법은 있다. 수영장의 수온이 높은 날에는 다음 사항을 꼭 기억해 두자.
페이스 조절하기:
수분 섭취는 필수:
물속에 있어서 잘 느끼지 못하지만, 열 스트레스로 인해 수분 손실이 크다. 수영 전후로 시원한 물이나 이온음료를 꼭 챙겨 마시자.
쿨 다운 시간 신경 쓰기:
수영 후 미지근한 물에 계속 머물기보다, 샤워장에서 시원한 물로 체온을 천천히 낮춰주는 것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오늘 수영하면서 유독 힘들었던 이유가 알고보니 체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따뜻해진 물의 과학’ 때문이었다. 연일 신기록을 갱신하는 폭서기에 무리하지 말고 건강하고 즐겁게 수영해야겠다.
